ARCHIVE/사유

2021_09_27 우리가 도망쳐 온 모든 것들에 축복이 있기를

David Park 2021. 9. 28. 00:55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 될 예정이다.

윤시월의 플레이리스트를 듣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r4f-o4Pmio

 


스스로를 감정적인 사람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만나던 친구와의 인연의 끝을 고했던 7월 말부터 8월과 9월은 꽤나 정신없었다. 너무 지치고 힘들어 이별을 고했던 건 나였지만, 내가 조금 더 참고 노력했으면 관계의 끝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던걸까 라는 의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도망쳤던 걸까, 용기를 내서 마주보고 이야기했던 걸까.

관계에서의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하지만, 그러면서도 정답 같은건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고했던, 노력해왔던 모든 행동들이 매 순간 나에게 최선의 행동이었길 바라고 되돌아보며, 이젠 내가 할 수 있는 정리는 기록을 남기는 것 뿐이다. 정리하려 해도 되지 않은 이 감정들을 꼭꼭 접어 상자에 넣어두듯, 일기에 꾹꾹 눌러 적는다.

그 사람이 나에게 남긴 추억과 취향은 남고, 상처만이 아물기를 기다리고 있나보다. 그 기억들이 나를 아직 괴롭혀서 하루를 더욱 열심히 살리라 다짐한 걸지도 모른다. 많이 힘들었고, 흐느꼈던 두달이었다. 이젠 다시 일어나 걸어봐야겠지.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 하고싶어 노력하는 모든 것들에 집중해나가기로 한다.


이제 진짜 놓아야겠다.

놓아주어야지.

모두의 앞길에 행운이 가득하길.